이러한 것 외에도 과학자들은 가까운 장래에 지진을 예측하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해서?"라고 독자들은 생각할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 기술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문제의 현상을 간단히 소개해 보자.
1966년 미국 잡지 '사이언스'의 내용 중에 F. 프레스와 V. 브라이어스는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몇 년 전에는 지진을 예지 하는 일은 점성술사, 지진 연구자, 매명가(이름을 날리려는 자), 또는 '최후의 심판'의 날을 떠벌리는 광신자들의 영역에 속하는 문제였다. 혹시 어떤 과학자가 이 문제에 대해서 무슨 발언을 하는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 그 과학자는 동료 과학자들로부터 따돌림당하지 않을까 걱정하여 남의 눈에 잘 띄지 않게 조심스레 의견을 발표하는 것이 결코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사정이 변했다. 이젠 지진을 예측하는 문제가 특히 중요시되었고, 많은 나라의 과학자들이 그 해결책을 찾는 데 몰두하고 있다. 어떻게 이처럼 상황이 변했는가는 전 세계 신문이 인류 최대의 참사로 보도한 최근에 일어난 몇 개의 사건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1948년 10월 5일 한밤 중 투르크멘 공화국의 수도인 아슈하바트 시민이 깊게 잠들었을 때 멀리 남쪽에 있는 산맥에서 땅울림에 일어났다. 이것이 최초의 상하 운동이었다. 곧이어 계속해서 옆으로 요동을 쳤다. 진도 7의 격진이었다. 몇 초안에 발전소, 방송국이 무너지고 수도관이 파열되어 많은 가옥이 무너졌다.
1960년에는 세 차례에 걸쳐서 인류에게 지진의 재앙이 덮쳤다. 2월에는 모로코의 아가디르 시가 지진으로 궤멸됐다. 이 소식이 신문 지면에서 사라질까 말까 할 쯤인 5월 21, 22일, 25일 3일 동안 칠레에 몇 차례의 큰 지진과 많은 약진이 덮쳤다. 발디비아와 푸에르토 몬트의 두 도시가 파괴되고 칠레의 절반 이상의 마을이 피해를 당했다.
이 지진에 의해서 육상뿐만 아니라 해저, 특히 아타카마 해구의 경사면의 지형이 현저하게 변형이 되었고, 거대한 해일이 발생했다. 높이 10미터에 달하는 해일이 태평양을 횡단하여 15,000킬로미터나 떨어진 필리핀, 하와이, 일본, 쿠릴 열도, 캄차카를 덮쳤다. 그리고 바다로 접한 많은 도시나 마을이 파괴되어 물에 잠겼다. 이 해일은 캘리포니아,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에서도 관측되었고, 세력을 화 되었지만 인도양이나 대서양까지 그 영향을 미쳤다.
진앙지인 칠레 연안에서는 해일 때문에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 지진이 일어났을 때 무너지지 않고 남아 있던 건물도 이 해일에 의해 완전히 파괴됐다. 지각이 대규모로 이동하여 깊은 균열이 발생했기 때문에 산악지방에서는 여러 곳에 땅이 갈라지고 산사태가 일어났다. 지진이 일어난 지방에서는 14개의 화산이 활동을 시작하였는데, 지금까지 있던 화산 외에 새로운 화산이 출현하여 일부 섬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1960년의 발생했던 세계 최대급의 지진의 상처가 다 아물기도 전인 1965년 3월 28일에 칠레에 재차 대지진으로 35개의 도시가 피해를 입었다. 100년 동안 보지 못했던 격렬한 지진이었다. 칠레 대학의 지진 연구소장인 에드가르드 카우 젤은 지진의 강도가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30개의 분량과 맞먹는다고 발표했다. 진앙 부분에 생긴 갈라진 틈은 깊이가 30킬로미터에 달했다. 지진계는 1분 30초에 1회의 진동을 기록했다. 지진의 세기는 진도 7이었다.
13개월이 지난 1966년 4월 26일 '현지시간 5시 23부네 타슈켄트에 진도 6의 열진이 발생했다'는 타스 통신의 뉴스가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같은 해 8월 19일과 21일에는 지진이 터키를 덮쳤다. 3년 후인 1969년 3월 28일 재차 지진이 터키를 덮쳤다.
1969년은 미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에게는 불운한 해였다. 미국의 23개 주에 상당히 강한 203개의 지진이 관측되었다. 이외에도 같은 해에 페루, 셀레베스, 이란, 에티오피아, 모로코, 포르투갈, 남아프리카, 아랍에미레이트, 알바니아에 지진이 덮쳤다. 이 지진으로 수백 명이 목숨을 잃고 수만 명이 집을 잃었다.
1971년 2월 9일 캘리포니아 남부에 대지진이 덮쳤다. 처음 지진이 기록된 것을 아침 6시 2분이었다. 이 지역 방송국의 방송에 따르면 방송국 빌딩이 마치 바람에 대나무 흔들리듯이 격렬하게 흔들렸다. 로스앤젤레스 시내의 건물이 무너지고 피해는 시를 중심으로 반경 200마일의 구역에 이르렀다. 뒤이어 몇 차례의 여진이 있은 후 아침 8시에는 두 차례에 걸쳐서 격렬한 지진이 일어났다.
처음 지진이 발생한 시간에는 대다수의 시민들이 아직 잠자리에 있다가 겨우 일어나려던 참이었다.
당황한 수천 명의 시민이 허둥지둥 집을 뛰쳐나와 속옷 바람으로 안전한 장소를 찾아서 우왕좌왕했다. 그러나 멀리까지 피난하기에는 불가능했다. 특히 시의 북부는 주요 도로가 지진으로 파괴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처음에 발생한 지진으로 댐이 무너지고, 가스관이 파열되어 홍수가 일어났다.
위성도시를 포함해서 약 800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로스엔젤레스 일대는 중대 사태에 빠졌다. 시의 중앙부는 마치 격전을 치른 전쟁터와 흡사한 양상이었다.
이상 열거한 것은 실제 일어난 몇 개의 대지진을 예로 들어본 것이다. 실제로는 전 세계 지진관측소의 자료에 따르면 5분에 한 번씩 지진이 일어나고, 1년에 일어나는 지진의 합계는 10만을 넘어선다. 지진의 격렬함은 장소에 따라서 다르다. 지진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 광대한 지역이 있는가 하면 격렬한 지진이 빈번히 일어나는 지역도 있다.
지진이 일어날 때 가장 위험한 지역이 두 군데 있다. 첫 번째 지역은 환태평양 지대이다. 이 지역은 캄차카, 알래스카, 북아메리카의 연안을 통과하여 남아메리카에 뻗어 있고, 거기서 오스트레일리아 쪽으로 방향을 돌려 인도네시아, 중국 연안을 통과하여 일본에 이르고, 그리고 캄차카에서 끝난다. 두 번째 지역은 지중해 지진대이다. 이 지역은 포르투갈과 스페인에서 이탈리아를 거쳐 발칸 반도, 그리스, 터키, 코카서스, 소아시아와 소련의 중앙아시아 공화국을 거쳐서 바이칼 지방에 이른다. 그 후 태평양 연안에서 환태평양 지진대와 합류하는 지역이다.
환태평양 지진대와 지중해 지진대에 들어 있는 지역 중에서 격렬한 지진이 가장 자주 일어나는 곳은 일본이다. 지진의 파괴력과 지진이 일어나는 횟수라는 면에서 보면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나라는 칠레일 것이다. 칠레 국민에게 있어서 지진은 일상적인 다반사이다. 그곳에서는 적어도 3일에 한 번은 지진이 일어난다. 20세기의 70년
동안 칠레에서는 진도 6-7의 지진이 20차례나 일어났다. 과학자들의 계산에 따르면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 대지진이
일어날 확률은 90%에 달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칠레가 환태평양 지진대의 위에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대지진의 40%가 이 광대한 지진대에서 발생하고 있다.
칠레 지진이나 아슈하바대 대지진처럼 격렬한 지진은 1년에 1-2회 일어나는데 오랫동안 인간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대지진의 에너지는, 과학자들의 계산에 따르면 진앙지에서는 1025-1027 에르그(erg; 일 또는 에너지의 단위, 1 dyne의 힘이 물체에 작용하여 그 힘의 방향으로 1cm 움직였을 때 그 힘이 행한 일)에 달하는데 100메가톤급의 원자폭탄 100개의 힘에 상당한다. 따라서 모든 천재 중에는 지진이 1등을 차지하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이상의 사실은 대지진이 얼마나 피해를 가져오는가 하는 점 외에 피해를 최소한으로 방지하기 위해서 지진을 예측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나타내고 있다.
지진을 예측하는 문제는 날씨를 예보하는 것과 똑같은 정도로 옛날부터 언급되어 왔다. 그러나 지진을 예측한다는 것은 그보다 훨씬 어려운 문제이다. 과학의 힘만 가지고는 현재로서는 지진을 완전히 예측하는 일도, 그것을 방치하는 일도 불가능하다.
그렇다며 어째서 지진을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할까? 소련의 과학아카데미 회원인 M. 사르프드스키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그 이유는 지진학자가 싸우지 않으면 안 될 적이 직접 공격에서 몸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다. 지진은 최신식 관측장치를 사용하더라도 연구가'불가능한 상당히 갚은 진원(최고 600-700킬로미터)에서 발생한다. 그 때문에 지진이 발생하는 메커니즘이나 지진에 선행하는 과정에 대해서 밝혀진 사실이 거의 없는게 현실이다. 지진이 발생하는 메커니즘에 관한 이론의 토대를 이루는 것은 주로 다음과 같은 간접적인 데이터이다.
- 진원지 위에 있는 지층의 표면 이동에 관한 테이터
- 지각 내부와 동일한 고온, 고압의 조건 아래서 실험적으로 암석에 힘을 가했을 때에 생기는 그 특성의 변화에 대한 데이터
- 지진파의 전파에 관한 관측 데이터. 그러나 현재까지 알아낸 결과는 앞으로 알아내지 않으면 안될 것에 비교한다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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