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공학자들은 생물학자, 생물 물리학자, 전기공학자, 그 외에 지진학자와 협력해서 별도의 입장에서 지진을 예측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예를 들면 일본의 어류학자인 스에히로 교수는 지진의 접근을 감지하는 심해어의 행동을 연구하면 지진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스에히로 교수는 오랜 세월을 걸쳐서 모은 역사적 사실이 목격자의 증언, 확실해진 사실에 의해서 그 가설을 증명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이나 증언의 대부분은 동경대학 지진학연구소의 연보에 소개되어 있다. 예를 들면 1923년 여름 벨기에인 아마튜어 어류 연구가가 하야마 해안에서 '히게'라는 물고기가 떠오른 것을 발견했는데 이 물고기는 심해에서만 사는 물고기이다. 그리고 그 이틀 후에 관동대지진이 일어났다. 또 1933년에 한 어부가 스에히로 교수에게 자신이 잡은 뱀장어를 가져왔다. 심해 뱀장어는 보통 수천 미터의 깊은 바닷속에 살고 있는 물고기이다. 그리고 그날 산리쿠 난 바다에 대지진이 일어났다.
그렇지만 이러한 사실이 허다하게 있는데도 불구하고 스에히로 교수는 물고기에게 지진을 예측하는 능력이 있다는 자신의 가설의 정당성을 그것만으로는 완전히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런데 1963년 11월 11일에 일어난 하나의 사건은 그의 의혹을 완전히 씻어 주었다. 그날 아침 니이지만 주민이 길이 6미터나 되는 심해어를 잡았다. 이 소식을 보도하려고 텔레비전 방송국은 스에히로 교수에게 헬리콥터를 타고 현지에 다녀오지 않겠느냐고 부탁했다. 그런데 스에히로 교수는 강의가 있게 때문에 거절하고 헤어질 무렵 '그 근처에 지진이 일어나겠군' 하고 농담섞인 말을 했다. 그리고 이틀 후에 실제로 지진이 니이지마 부근에 일어났던 것이다.
스에히로 교수는 이런 문제에 대해 결코 농담을 하는 일이 없었다. 지진이 일어나기 직전의 심해어의 활동을 전면적으로 연구하면 지진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되리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1964년 스에히로 교수는 지진이 일어나기 직전의 심해어의 특별한 활동에 대해 뭔가 관찰하면 지진을 예측할 수 있다고 신문을 통해서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호소했다. 스에히로 교수의 호소는 많은 나라의 과학자들에 의해서 이해되었고 지지를 받았다.
'지진 예보관'이 될 수 있는 것은 심해어 뿐만이 아니다. 일본 농림성 측에서는 여러 차례 지진이 일어나기 몇 시간 전에
이 물고기가 우왕좌왕하기 시작한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아마 이 물고기는 극히 미세한 지각의 진동을 포착하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생물공학자들은 이외에도 지진의 전조가 될 수 있는 많은 사실을 파악하고 있다. 개, 고양이, 하이에나, 호랑이, 코끼리, 사자 등 많은 가축이나 야생동물은 지진이 가까이 온 것을 예감하고 그것을 불안한 행동으로 표출하고 있다. 다음에 몇 가지 예를 소개하겠다.
1954년 오를레앙 빌딩(알제리)을 파괴한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많은 가축이 도망쳤다. 같은 해 그리스에서도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동물들이 똑같은 행동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리고 이들 동물이 주는 경고라고 할 수 있는 행동에 주의를 기울인 사람들은 죽음을 면할 수 있다.
유고슬라비아의 스코피에서는 지진이 일어나기 몇 시간전에 동물원의 동물이 이상한 소동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동물원의 경비원인 보르체 트로야노프는 이 지진이 일어나기 전날 밤처럼 동물들이 소란을 피운 적이 없다고 말했다. 처음(지진이 일어나기 4-5시간 전)에 슬프고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거린 것은 딩고 종류의 개였다. 세인트버나드 개가 곧 그에 호응하여 울어댔다. 이들의 듀엣이 수십 마리의 다른 동물들의 슬픈 울음 고리가 보태졌다. 놀란 하마는 물에서 뛰쳐나와 높이 170센티미터의 벽을 넘었다. 코끼리는 코를 높이 치켜들면서 호소하는 듯한 목소리로 으르렁거렸다. 하이에나가 큰 소리로 으르렁대고 호랑이, 사자, 표범이 떠들기 시작했다. 이 소란스러운 동물의 콘서트에 동물원에 사는 새들이 가세했다. 깜짝 놀란 사육사들이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동물들을 진정시키려고 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얼마가 지나자 마치 누군가의 명령에 따르기라도 하듯이 동물들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그리고 우리의 가장 깊숙한 곳에 숨어서 어둠 속에서 무언가를 가만히 기다리기 시작했다. 1963년 7월 26일 5시 26분 공포의 첫 지진이 일어났고 뒤이어 계속해서 두 번째 지진이 잇달았고 스코피에 시는 쓰레기 더미로 변했다.
이외에도 동물이 지진에 매우 민감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을 나타내는 많은 사실일 있다. 아슈하바트 목장의 마굿간에서 말들이 지진이 일어나기 두 시간 전부터 발을 쿵쿵 구르며 금속성의 소리로 울다가 철망을 끊고 도망갔다. 말을 마구간 입구에서 붙잡아서 그곳에 묶어놨다. 그러나 지진이 일어나기 15분 전에 말은 입구에 있는 문을 차 부수고 달아났다. 마부가 말을 붙잡으려고 했을 때 지진이 일어났고 마구간은 완전히 파괴됐다.
아슈바하트의 유리 공장의 여자 직원인 류보피 크리츠는 저 비극적인 밤의 분위기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그날 밤, 나는 테라스에서 자고 있었어요. 지진이 일어나기 한 시간 전에 내가 키우던 스피츠가 소란을 피우기 시작하면서 울타리로 덤벼들었어요. 나는 그 소리에 눈을 떴어요. 스피츠는 침대 밑으로 기어 들어가서 슬프게 낑낑거렸어요. 그러고 나서 침대 밑에서 나와서 내 얼굴을 핥기 시작했어요. 마지막에 내 잠옷을 물고서 나를 침대에서 억지로 끌어내리려고 했어요. 나는 누군가가 출입문을 열어 봤어요. 스피츠는 통로를 달려 나갔다가 곧 돌아와서 내 잠옷을 물고 집 바깥으로 끌어당겼어요. 나는 보도로 나왔고 그 순간 땅이 기우뚱거리면서 흔들렸어요..."
또 여교사인 비올레타 트리미나는 개미가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대이동 하는 흥미로운 사실을 관찰했다. 즉 개미들은 지진이 일어나기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전에 지하에 있는 집을 버리고 번데기를 입에 물고 이동을 시작했다.
또 1968년 5월 15일자 신문 '콤스 몰리스 카야 프라우다'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보도하고 있다.
"지진이 일어나기 바로 이틀 전에 나이 많은 투르그멘 사람이 그 시의 고위직에 있는 사람을 찾아와서 '지진이 일어날 것입니다.'라고 알렸다. '어떻게 알았느냐?'라고 물었더니, 노인은 '뱀과 도마뱀이 굴에서 나와 도망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3일 후에 지진이 일어났다."
우리들 주변에 있는 동물 중에 지진을 예측하는 능력을 지닌 것이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예는 이외에도 많이 있다. 그렇지만 인간을 지진이 일어나기 전이 아니라 지진이 일어난 뒤에서야 그것을 머리에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들 살아 있는 '지진계'의 '구조'나 '작동원리'를 진지하게 연구하는 과학자는 지금까지 거의 없었다.
그러면 왜 동물은 지진에 대해서 민감한 것일까? 동물의 몸에는 지진을 예지하는 어떤 장치가 존재하는 것일까?
한 가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점은 앞에서 기술한 '지구 내부의 소리', 즉 단층을 초래하는 탄성에너지가 축적된 결과 발생하는 초음파가 동물에게 지진의 발생을 알려주는 위험신호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다. 다만 이 가설에는 하나의 약점이 있다. 즉 지진관측소는 매일 수많은 약한 지진파를 기록하고 있는데, 동물들은 이들 지진파와 지진의 전조가 되는 지진파를 어떻게 구별하는가 하는 점이다.
지진파는 이미 알고 있듯이 종파와 횡파의 두 종류가 있다. 종파는 공기 속이나 물 속도 퍼져 나가지만 횡파는 땅속으로만 퍼져 나간다. 지진의 전조가 되는 신호는 아마 진동수가 다른 종파와 횡파가 일정 비율로 섞인 것에서 나오는 신호일 것이다. 일부 동물은 인간에게는 들리지 않을 정도로 진동수가 낮은음을 들을 수가 있다. 이것은 조건반사라는 방법을 사용해서 밝혀낼 수가 있었다. 일부 동물은 인간의 귀로 들을 수 있는 한계인 16 헤르츠보다 더 낮은 12 헤르츠, 때에 따라서는 8 헤르츠의 소리를 알아들을 수가 있다. 그래서 폭풍이 들이닥치기 전에 해파리는 물가로 나오고, 심해어는 수면으로 떠오른다. 초음파는 해파리에 대해서는 위로부터 작용하고, 심해어에 대해서는 아래로부터, 즉 해저에서 작용한다.
그렇다면 저주파의 진동이 동물에 대해서 직접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초음파를 동반한 위험에 관해서 유전적으로 남아 있는 기억이 해파리나 심해어로 하여금 본능적으로 초음파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것일까? 현재로서는 아직 어느 쪽으로도 결론을 내리기가 곤란하다. 그렇지만 다음 사실만을 확실하다. 원시 대양의 생물에게는 도태의 과정에서 초음파를 감각하는 기관이 완성되어 있었다. 그 이유는 물 속에서는 모든 운동이 이 초음파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혹시 일부 동물, 예를 들면 심해어가 지진을 예측하는 것이 초음파를 지각하는 그 능력에 의한 것이라 한다면 지진에 앞서서 나타나는 이 초음파를 포착하는 생물학적 장치를 만들 가능성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장래에 이 장치를 만들 가능성도 나올 수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장래에 이 장치가 완성되는 그 때가 되면 지진이 빈발하는 지방에 사는 주민들에게 텔레비전이나 라디오로 다음과 같이 지진을 예보하는 것도 꿈같은 일만은 아닐 것이다.
"시민 여러분 전기나 가스 스위치를 내리고, 불 단속을 잘하고 집에서 나오십시오! 초음파 지진 예보국에서 알려온 바에 따르면 3시간 뒤에 N지방에 지진이 일어날 예정입니다."
물론 지진 예측과 같은 어려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까지는 실패도 있을 것이고, 또 현대의 과학기술에 의해서 귀중한 발견이 이루어 질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최근의 일련의 실험 결과 물방개를 모방한 장치가 0.4 옹스 트럼의 파동을 촉각으로 감지하는 것이 밝혀졌다. 여치과의 덤불여치는 자신이 앉아 있는 식물을 통해서 전해지는 지면의 미세한 진동을 감지할 수가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덤불여치는 진폭이 수소 원자 직경의 2분의 1에 상당하는 진동에 반응한다. 이것은 극동지방에서 일어난 지진을 모스코바에 있는 덤불 여치가 감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자연이 만들어낸 초고감도 '지진계'의 '구조'를 해명하여 그것을 인간의 손으로 만들 수가 있다면 얼마나 근사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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