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청우계를 만들어 보자
개구리는 뛰어난 '예보관'이다. 개구리는 대기의 매우 작은 변화까지도 예민하게 감지할 수 있는 장치를 지니고 있다. 아프리카 원주민들은 개구리의 이러한 특징을 오랜 옛날부터 이용하고 있다. 그들에게 있어서 특히 중요한 것은 우기가 언제 시작될 것인가를 정확하게 알아내는 일이다. 왜냐하면 우기에 대비하여 주거지나 밭농사를 준비하지 않으며 안되기 때문이다. 원주민은 우기가 시작되기 전에 나무에 사는 개구리가 물에서 올라와 나무로 올라간다는 사실을 관찰해 왔다. 만약 개구리의 예보가 맞는 것이라면 개구리 알은 말라버리고 자손은 대가 끊어질 것이다. 그러나 개구리의 예보가 빗나가는 일은 좀처럼 없기 때문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라이베리아 대학의 박물학자도 이 아프리카산 개구리의 '예보'가 매우 정확하다는 것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여러분도 흥미가 있다면 한번 손수 '개구리 청우계'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구조는 매우 간단하다. 잼이나 마요네즈 병에 약간의 물을 넣고 거기에 나무젓가락으로 만든 작은 사닥다리를 거쳐 놓으면 된다. 그 뒤에는 개구리를 붙잡아서 병 속에 넣으면 완성된다. 개구리가 병에 익숙해지면 관찰을 시작해 보자. 개구리가 사다리로 올라가면 날씨가 나빠지고, 사다리를 내려오면 변덕스러운 날씨가 될 것이다. 또 개구리가 수면에서 첨벙첨벙하고 있다면 맑은 날이 될 것이다.
이 예보는 매우 정확하다. 그 이유는 개구리의 피부가 매우 쉽게 수분을 증발시키기 때문이다. 대기가 건조하다면 피부는 곧 수분을 잃는다. 그 때에 봄이면 개구리는 물속에 엉덩이를 붙이고 있게 된다. 비가 내릴 것처럼 습기가 많은 날씨에는 개구리는 피부의 수분을 잃을 위험이 없으므로 수면으로 나오게 된다.
대부분의 새들도 뛰어난 기상 '예보관' 이다. 그들은 진화하는 과정에서 기압의 변화, 밝기의 감소(태양광선을 약화시키는 얇은 구름은 악천후가 될 징조), 뇌우가 오기 전에 대기 중에 전기가 축적되는 현상 등에 대해서 매우 민감하게 되었다. 특히 중요한 것을 새가 기상의 모든 변화를 사전에 감지한다는 점이다. 이것들은 새들의 지저귐이나 행동, 또는 철새의 도착과 출발 시기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여러분 중에는 되새라는 새의 울음소리를 들어본 사람이 있을 것이다. 되새가 평상시와는 달리 마치 훌쩍거리면서 우는 것처럼 단조롭게 울 때가 있다. 이런 때에는 반드시 비가 내린다. 꾀꼬리는 맑은 날에는 플루트 음과 배우 비슷한 소리로 운다. 그러나 날씨가 나빠지기 전에는 찢어지는 금속성의 목소리로 운다. 종달새가 장시간 시끄럽게 지저귀면 맑은 날씨가 계속되고, 깃털을 곤두세우고 멈춰서 있으면 얼마 안 있어 천둥을 동반한 비가 내린다. 갈까마귀가 피곤한 목소리로 울 때는 여름이나 가을이라면 반드시 비가 오고 겨울이라면 눈이 된다. 그런데 또 폭풍이 불기 전에는 종달새가 높이 날았다 낮게 날았다가 한다.
참새가 무리를 지어 땅으로 내려와 모래 목욕을 하면 비가 내리고, 삭정이 뒤에 숨어 있으면 세찬 한파나 눈보라가 날린다. 참새가 겨울에 서로 사이좋게 지저귀면 눈이 녹는 날씨가 된다. 날이 흐리거나 안개가 끼는 아침이면 들꿩의 사랑스런 지저귐은 보통 때보다 늦게 시작해서 늦게 끝난다. 들꿩은 며칠 후에 날씨가 나빠질 것 같으면 울지 않는다. 날씨가 나쁜 아침에 들꿩이 사랑스럽게 지저귄다면 날씨가 좋아지리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두루미가 평상시보다 빨리 날아오면 봄이 빨리 오고, 두루미가 높게 날 때는 가을이 길어지리라는 것을 나타낸다.
곤충과 거미는 대기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다음과 같은 역사적 사실이 전해 온다. 1974년 가을 프랑스군은 네덜란드를 침입했다. 당시 최강을 자랑하던 프랑스군을 저지할 만한 병력도 대포도 없었던 네덜란드는 운하의 수문을 열어서 도로를 물에 잠기게 했다. 이 같은 조치로 프랑스군의 진격은 저지된 것처럼 보였다. 사실 프랑스군은 이미 퇴각할 준비를 시작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령관은 거미가 평소보다 2배나 더 정력적으로 거미줄을 치는 것을 보고 갑자기 퇴각을 중지하도록 명령하였다. 일반적으로 거미는 날씨가 화창하게 맑은 날에 이런 행동을 한다. 이윽고 기온은 떨어지고 물이 얼었다. 프랑스군의 진격을 방해하던 것은 없어졌다.
개미와 벌은 비가 다가오는 것을 사전에 미리 인간에게 알려준다. 미가 다가오면 개미는 개미집의 입구를 필사적으로 틀어막고, 꿀벌은 벌집 속에 틀어박혀 버린다. 파리나 말벌은 날씨가 나빠지기 전에 집안이나 자동차 안으로 날아 들어가려고 한다. 큰 멋쟁이나비가 바람이 닿지 않는 장소나 나무 구새(살아있는 나무의 속이 오래되어 저절로 썩어 생기는 구멍)에 피난처를 찾고 있다면 몇 시간이 지나면 틀림없이 천둥과 비가 온다. 또 귀뚜라미가 밤늦도록 시끄럽게 운다면 날씨는 맑을 것이다. 모기가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 때도 역시 좋은 날씨가 된다.
일부 곤충은 장기 일기예보를 한다. 예를 들면 가을에 개미집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겨울은 혹독하게 춥다. 추운 겨울이 올 때 꿀벌은 겨우 눈에 보일 정도의 작은 구멍만을 남겨놓고 벌집의 출입구를 막아버린다. 그러나 따뜻한 겨울이 올 때는 출입구를 막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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