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냄새에 관한 엄밀한 물리적 이론은 현재로서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가장 오래되었고 동시에 중요한 감각의 하나인 후각은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냄새의 본성과 그 수용 메커니즘을 밝히고 지금까지의 지식을 토대로 해서 다양한 인간의 활동분야에 냄새라는 정보의 수리와 처리를 자동화하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아마 아직도 몇 년이 걸릴 것이다. 그리고 최근에 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새로운 방향이 제시되었다. 그것은 기술자가 만든 후각 장치를 '생물학화'하는, 즉 '반쯤 살아 있는 후각 기관을 개발하는 일이다. 그 부분의 개척자의 한 사람은 미국의 로버트 케이이다.
그의 목표는 대기 중에 있는 유독가스의 존재를 신속히 발견하여 그 농도가 인체에 위험한 수준에 도달하면 경보를 내는 그런 구조를 한 간단한 장치를 개발하는 일이었다. 이 장치는 공기가 유독가스에 오염될 위험이 늘 존재하는 탄광, 광산, 잠수함, 우주선 안에서 연속적이면서도 확실하게 작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 케이는 살아있는 파리를 유독가스 냄새를 감지하는 소자로 사용했다. 파리의 후각 기관인 촉각은 와상 감각기인데 그 속에는 신경 종말이 한 곳에 모인 감가 신경이 있다. 케이는 파리의 뇌를 대신하는 신경절에 미소 전극을 접속하여 최초로 그 생물 전류를 증폭한 후 분석기로 보였다. 그곳에서 '후각' 생물 전류를 다른 모든 생물 전류로부터 분리했다. 유독가스를 감지한 파리가 특이 있는 파형의 펄스 전류를 발생하면 분석기가 즉시 경계신호를 내는 구조로 되어 있다.
케이가 '냄새 검파관' (그는 자신이 만든 장치를 이렇게 불렀다)으로 파리를 고른 것은 더음과 같은 몇 가지의 이유 때문이다.
파리는 우선 입수하기가 간단하고, 그 생물 전류를 해독하기가 쉬운 데다가 무엇보다 후각이 대단히 민감하기 때문이다. 그런 데다가 이 '장치'는 사용하기가 매우 쉽다. 혹시 이 '살아 있는 블록'이 망가진다 하더라도 성냥갑 속에는 미리 준비해둔 수십 마리의 파리를 곧장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주위에 파리가 없을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파리 대신에 바퀴벌레를 사용해도 좋다. 미국의 일부 탄광에서는 최근 6년 동안 유독가스의 농도를 측정하기 위해 바퀴벌레를 감각 소자로 하는 장치를 사용해 왔다. 바퀴벌레는 지금까지 어떤 장치라 하더라도 검출이 불가능한 탄광의 갱내에 있는 극미량의 유독가스를 검출한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위험요인이 생기면 즉시 경계신호를 낸다.
생물공학자들은 파리, 바퀴벌레, 기타 다른 곤충의 후각 기관의 작동원리가 장차 컴퓨터나 가스 크로마토그래프의 입력장치로 광범위하게 응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각종 생산 및 연구분야에서 가스분석기나 냄새 탐지기의 기능을 독립해서 수행하는 동물을 찾는 단계이다. 이러한 역할을 수향 하려면 생물은 두 가지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즉 극미량이라 하더라도 우리들이 필요로 하는 냄새를 감지할만한 예리한 후각 기관을 지니고 있을 것, 검지된 냄새에 대한 반응이 신속하면서도 간단명료한 것이 아니면 안 된다.
이와 같은 아이디어는 결코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바로 최근까지 그것을 실행에 옮길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동물의 후각 기관의 능력과 가능성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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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만 살아 있는 후각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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